✍️ Beyond Me – 2편
“믿으면 이루어지는가?” – 기대가 현실을 바꾼 실험들
우리 삶은 어쩌면 ‘믿음’이라는 투명한 안경을 끼고 바라보는 거울일지도 모른다.
그 안경이 밝으면 세상이 조금은 괜찮아 보이고,
탁하면 모든 것이 무기력해진다.
"믿으면 이루어진다"는 말.
흔하고 진부하지만,
이 말 안에 현실을 바꾸는 진짜 힘이 있을까?
1. 믿음이 만든 현실 – 교실에서 벌어진 실험
1968년, 심리학자 로젠탈과 제이콥슨은 초등학교 교실에서 한 가지 실험을 했다.
무작위로 몇 명의 학생을 뽑아 교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 아이들은 지능검사 결과, 조만간 큰 발전이 기대됩니다.”
사실 그건 모두 거짓이었다.
아무런 기준 없이 선택된 아이들이었지만,
몇 달 후 그들의 성적은 실제로 올랐다.
교사들은 그 아이들을 더 신뢰했고, 무의식적으로 더 관심과 애정을 보였고,
아이들도 그 기대에 맞춰 자기 자신을 변화시켜갔다.
이 실험은 '피그말리온 효과'로 알려졌다.
타인의 기대가 현실을 바꾼다는,
말 그대로 믿음이 결과를 만드는 사례였다.
2. 스스로를 규정하는 믿음
이 효과는 단지 교사와 학생 사이에서만 벌어지는 게 아니다.
상사와 직원, 부모와 자녀, 심지어 나 자신과의 관계에서도 동일하게 작동한다.
“나는 원래 이런 사람이야.”
“나는 안 될 거야.”
“나는 똑똑하지 않아.”
“나는 가능성이 있어.”
이러한 말들은 단지 말이 아니라,
우리의 행동과 태도, 심지어 생리적 반응까지 좌우하는
무의식적인 ‘자기충족적 예언’이 되기도 한다.
3. 나는 믿음이 있었을까?
예전에 자기계발서를 많이 읽던 시절이 있었다.
‘시크릿’이나 ‘끌어당김의 법칙’ 같은 단어들이 나를 사로잡았다.
나도 뭔가를 바라고, 이미지화하고, 매일 그것이 이뤄진다고 믿으려 애썼다.
그 믿음은 분명 어느 정도 효과를 냈다.
삶이 조금씩 바뀌었고, 에너지가 달라진 시기도 있었다.
하지만 그 믿음은 언제나 지속되지 않았고,
어느 순간엔 다시 “나는 될 리 없어”라는 그림자가 다가왔다.
그때마다 묻게 된다.
“믿음은 어디까지 현실을 바꿀 수 있을까?”
4. 조심스러운 통찰
믿음이 현실을 바꿀 수 있다는 건 분명 어느 정도는 사실이다.
하지만 맹목적인 믿음, 무조건적인 확신은
오히려 자기기만이나 회피로 이어질 수도 있다.
믿음은 현실을 바꿀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을 부정한다고 믿음이 생기는 건 아니다.
그 경계 위에서, 우리는 자주 흔들린다.
5. 나의 오늘
지금의 나는,
"믿으면 된다"는 말에 예전처럼 쉽게 반응하지 않는다.
하지만 그 말이
완전히 틀렸다고도 느끼지 않는다.
그저 삶은,
믿음이 작용하는 수많은 층위 위에
조용히 놓여 있는 듯하다.
믿으면 이루어진다,
혹은 믿음이 현실을 바꾼다.
이 말은 진실일까, 환상일까?
어쩌면 그건,
그 말을 믿는 ‘나’에 따라 달라지는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일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다음 편에서는,
믿음이 현실을 바꾸는 것을 넘어서…
믿음이 죽음을 불러온 극단적인 실험을 함께 살펴보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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